90년대 이후, 럭셔리 패션 업계는 거의 한 디렉터에 의해 주도되어 왔다. 한 명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이끌고 가는 개성 강한 방식이 브랜드의 성패를 좌우했다. 이러한 시스템은 장인의 시스템인 도제와 비슷한 형식이다. 이 시절에는 막 시작하는 디자이너들에겐 유명 디렉터 밑에서 일한 경험이 아주 중요한 경력이 되었고, 이들은 이 한 명 체제의 군림이 가능하도록 브랜드 내에서 역할을 충실히 한 것이었다. 과거 구찌의 경우 톰포드가 사임하고 나서 구찌라는 브랜드의 명성이 빛을 잃었다. 그러므로 패션의 체제에는 세대와 사회에 맞는 변화가 필요하다.
세대에 따른 소비자 변화, 구매 방법과 유통 등 패션업계 사업환경이 빠르게 바뀌면서 유명 브랜드 비즈니스 형식도 지난 과거와는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제는 누구의 밑에서 경력을 다져온 디자이너가 아닌 졸업 후 바로 데뷔하는 디자이너들이 많아졌고, 이들은 자신의 레이블, 브랜드를 내세워 시작하는 시대로 변화하였다. 브랜드의 규모가 클수록 1인 디렉터의 체채만으로는 불가능한 방향으로 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LVMH의 세분화된 디렉터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원톱시스템의 방식이 아닌 제품 계열수에 따라 각 다른 디렉터을 두고 있는 방식이다. 즉 한 브랜드에서 여러 디렉터들이 각기 다른 카테고리를 맡으며 협력한다는 것이다.
루이비통은 현재 여성복, 남성복, 여성잡화, 남성잡화, 주얼리 등에서 각기 동등한 분야별 크레에이티브 디렉터를 두고 있다. 전체적인 브랜드 밸런스는 전략적 미션 디렉터가 맡고 있다.
샤넬의 경우에는 이렇게 세분화 되어 있지는 않지만 트위드와 자수 공방, 주얼리 공방 등 각 공방에서의 디렉터들을 두고 있다. 이제 이러한 세분화된 디렉터 시스템 흐름은 점점 일반화되고 있다. 그리고 각 분야의 디렉터들을 통합적으로 이끄는 인물은 디자이너 출신이 아닌 경영진 출신의 임원이 맡는다.
한 사람의 감성하에 통합되는 브랜드가 아닌 각 분야의 전문가가 카테고리별 디자인을 하는 멀티 디렉터의 체제이고 전반적인 디렉팅은 디렉팅 전문가를 고용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한 사람에 의존도가 적어지고 분야별 전문성이 깊어지게 된다. 이는 디렉터가 교체될 경우 해당 분야만 영향을 받으므로 회사의 경영에도 안정적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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