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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토 자코메티

예술

by rooun 2022. 9. 27.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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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코메티-걸어가는 사람-조각
걸어가는 사람(1960)

고대부터 현대까지 예술가들에게 가장 큰 영감의 대상이 되었던 것은 인간의 몸이다. 각 시대의 미술가들이 표현한 인체는 특정 시대의 정신을 반영하였다. 인간의 몸은 고대에서부터 다양한 매체로 사용되었는데 청동과 대리석, 테라코타 등으로 표현되면서 동적인 역동성과 인간의 내적 표현을 동시에 다루었다.

 

20세기의 조각은 고대에서 19세기 중반까지 이뤄온 작품들에 반해 새로운 도전을 가했다고 할 정도로 혁신적으로 전개되었고 20세기 초반은 조각의 역사에 있어 새로운 공간 인식이 태동할 무렵이였다. 이 시기에 확립된 자코메티의 조각은 확장된 공간 개념의 전개였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공간과 시간의 문제는 근대 전기 작가들의 큰 관심이었고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언어의 개발과 표현이었다.

 

20세기 초반의 조각을 대표하는 아르프, 자코메티, 헨리무어는 인체라는 공통 주제를 선택하면서도 추상과 초현실주의를 모체로 한 현대 조각을 각기 다른 그들만의 조형 언어로 이끌었다.

 

자코메티(Alberto Giacimetti, 1901-1966)는 스위스 태생이며, 화가인 부친의 영향으로 자신이 읽은 책들의 내용 삽화를 그리거나 과거 거장들의 도판을 즐겨 묘사했다. 그의 유년기에 형성된 미술에 대한 관심은 부친을 통해 형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자코메티는 프랑스의 유명 인체 조각가 부르델의 밑에서 수학하며, 로뎅의 조각을 익혔다. 파리에서 큐비즘과 초현실주의를 접하면서 자코메티는 초현실주의 조각이라는 영역을 개척하였다. 초현실주의를 자신의 신념으로 받아들였던 달리와 자코메티는 서로의 성향은 달랐지만 달리의 작품에 등장하는 늘어진 시계처럼 자코메티의 인체 또한 엿가락처럼 길게 늘어지고 수직성이 강조된 가느다란 형태의 인체 조각들로 표현하였다. 표면이 거친 막대기처럼 기다란 인체 조각은 일상에서의 마치 관찰자 눈에서 멀어지고 희미해져 좁아져 보이는 인체의 모습에 대한 재현처럼 보인다. 대상이 멀리서 나타나는 또는 사라지는 형상의 이미지를 느낄 수 있다.

자코메티는 전통적인 제재인 인체를 통해 진정성을 탐구하고 그 본질을 꿰뚫어 보고자 했다. 그는 기존의 인체 조각이 갖는 상식적 개념에 사로잡히지 않는 순수한 눈으로 실제를 보려고 하였고 단순히 미적으로 대상이 가지는 고유한 특질보다 대상의 본질성과 대상의 움직임에 대한 공간성에 더 많은 비중을 두었다.

 

자코메티의 조각은 모더니스트적인 조각 형식을 따르면서도 어떤 카테고리에서도 범주화할 수 없는 독특한 개성을 보여주는 조각을 만들었다. 그의 조각에서 보여준 공간에 대한 태도와 탐구정신은 그의 조각을 풍부하게 해 준 핵심이며 조각에서 형상과 공간 간의 새로운 관계를 정립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자신의 시각적 경험을 전달하기 위해 형태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로 독자적인 스타일의 결실을 맺었다. 거친 표면과 불분명한 윤곽선으로 가늘고 길게 형상화된 인체 조각이다. 수직성, 정면성, 부동성으로 특징지어지는 가늘고 긴 형상에서 발 부분은 상대적으로 크게 표현하였고 몸체는 묵직한 수평 좌대로부터 공간 안에서 위로 치솟아 오르게 하였다.

 

무수한 요철로 이루어진 유기적인 표면과 극단적으로 축소된 양감으로 구축된 가늘고 긴 앙상한 뼈대만 남은 자코메티의 인간상은 상대적으로 확장된 공간감을 느끼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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