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마틴 마르지엘라(Martin Margiela)

예술

by rooun 2023. 1. 18. 18:18

본문

728x90

자신의 로고와 브랜드의 라벨을 숨기고 컬렉션 라인을 표시하는 숫자 배열만 있는 넘버링 레이블과 스티치가 있는데 오히려 이는 마르지엘라의 상징과 아이덴티티가 되었다.

 

마틴 마르지엘라는 1957년 벨기에 태생으로 앤트워프 왕립학교(Antwerp Royal Academy of Fine Arts) 패션학과를 졸업한 뒤 장 폴 골티에의 어시스턴트로 패션계에 입문하였다. 1988년 파리에서 제니 마이렌스 (Jenny Meirens)와 함께 자신의 이름을 딴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를 설립하였다. 기존 패션계의 문법을 깨버리는 행보를 보여주며 디자이너의 디자이너라고 불리는 인물이라 할 수 있다. 전위적인 해체주의와 파격적인 런웨이쇼로 유명하다.

 

마틴 마르지엘라의 대표적인 발가락 모양의 타비슈즈

 

의복을 인체에 설치되는 건축물로 생각하고 상업성이 필요한 패션계에서 의외적으로 독특하게 개념을 구체화 시키는 과정을 보여주어 패션의 미학을 보여주었다.

 

그는 개념적 태도나 제스처를 패션에 적용하고, 예술과 패션의 경계에 서서 모호함을 즐기며 이는 새로운 창조가 될 수 있다고 믿었다. 또한 패션을 해석하는 방법으로 파괴, 해체 등을 다루었고, 실루엣은 특별한 조형 감각을 추구하며 불확정성의 원리와 일시적이고 우연적인 효과를 극단적으로 보여주었다.

 

익명성과 신체의 공간 확대를 표현한 마틴 마르지엘라의 컬렉션

 

마틴 마르지엘라의 작품은 자크 데리다(Jacque Derrida)의 해체주의  이론으로 연계된 개념적 표현으로 많은 매체에서 해석되곤 한다. 그러나 해체주의 디자이너라 평가받는 그는 파괴적인 패션이라고 언급하는 것을 꺼렸으며, 분해하고 해체시키는 것은 새롭고 다른 형태로의 변환을 뜻하며 새로운 것이 창조된다고 하였다. 복구라는 개념을 좋아하고 낡은 것으로부터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은 아름다운 것이라고 믿었다.

 

마틴 마르지엘라의 컬렉션은 다양한 오브제들을 혼합하여 활용하고, 패션이 인체를 위한 도구가 아닌 인체를 통한 개념의 확장으로 해석하였다. 그는 의복의 의미를 일반적인 고정관념에서 탈피하여 기대되지 않는 것들을 보여주려 시도하고 그 안에 감추어진 은유적 표현으로 의복의 진정한 가치를 찾으려고 했다.

 

그의 작품에서 보여지는 독특한 표현방식은 콘셉트와 아이디어로 표출된다. 의복을 의복 범위 안에서 구체적으로 해체하고 다른 영역의 개체를 옷에 적용시키거나, 본래부터 가지고 있는 특유의 기능을 없애고 재 조합하여 다양하고 서로 상이한 소재의 영역을 수용하는 조형성을 보인다. 이는 기존의 옷을 분할하고 다른 형태로 붙이거나 다른 옷에 달아 재구성하는 등, 새로움을 창조하는 것과는 다른 혁신적인 방식을 통해 상상을 뒤엎는 디자인을 창조한다.

 

그의 컬렉션에 보여지는 모든 이야기는 시작되는 순간부터 개념적인 아이디어로 진행된다. 일반적인 패션디자이너와는 다르게 그는 유행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로 일관하며 매스컴에 노출하는 것을 극도로 피해 자신의 사진을 공개하지도, 언론 인터뷰도 하지 않고 저널리스트의 질문은 문서를 통하여서만 대답하였다. 사람들이 모델보다 옷 자체에 집중해 주기를 바라며 모델들에게 가면을 씌우고 익명성을 강조하였다. 이처럼 베일에 싸인 디자이너, 얼굴 없는 디자이너로 유명한 그는 개인으로 유명해지는 것을 꺼려하고 팀 전체로 일한다는 것을 부각해 패션 디자이너 보단 예술가에 가까운 방식으로 차별화하였다. 그의 컬렉션은 컬렉션마다 명칭이 없고 연도와 시즌으로만 컬렉션을 구분하였다.

 

(좌) 1997, 암스테르담 전시(9/4/1615)는 1997년 6월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전시로 1989년 SS부터 1998년FW 까지의 컬렉션 작품 전시-박테리아, 이스트, 곰팡이를 배양하여 옷의 색과 재질의 변화를 시도하여 예술과 패션, 자연현상의 결합을 보여줌. 이 전시에서 9는 18벌의 옷이 발표된 컬렉션의 횟수이며, 4는 박테리아를 배양시킨 시간, 1615는 전시의 총 시간을 의미함. 전시가 시작된 당시부터 변화의 과정을 보여 처음의 곰팡이 상태와 2달 동안 외부의 영향을 받은 옷의 원단의 외형과 색상의 변화를 추구함.  (우) 90FW 전시,깨진 접시로 일상적인 의복 소재와는 상이한 소재들과 패치 된 모습

 

현재 롯데뮤지엄에서 2022년 12월 24일부터 2023년 3월 26일까지 디자이너 '마틴 마르지엘라(Martin Margiela, b.1957) 전시를 한다. 예술가로서 창작의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는 마틴 마르지엘라는 2008년 패션계를 은퇴하고 라파예트 재단(Lafayette Anticipations)과 함께 파리에서 생애 최초의 개인전을 시작으로 중국 베이징을 거쳐 이어 진행하는 전시이다. 

 

마틴 마르지엘라 전시, 롯데 뮤지엄, 2022.12.24~2023.03.26, 데오도란트,2020-2022

이 전시는 패션 컬렉션을 선보이는 전시가 아닌 예술가로서도 그가 198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탐구해 온 예술, 상징화된 오브제와 인간의 신체, 시간의 영속성, 은폐, 젠더, 관람객과의 소통을 주제로 개념적 요소를 갖춘 확장된 예술 세계를 보여준다. 그가 지난 디자이너로 활동하던 시기에 선보인 파격적인 런웨이나 실험적인 매체 사용을 통한 다채로운 예술 세계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마틴 마르지엘라가 패션계에 미쳤던 파장은 엄청 컸다. 평소에 그가 어떤 생각을 하고 또 우리에게 어떤 영감을 줄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전시이다.

 

마틴마르지엘라, 바니타스(2019), 스크롤링이미지(2021-2022), 카토그래피(2019)
레드헤드(2019-2022), 헤어 포트레이츠(2015-20220), 레드네일즈(2019), 몰드(2020), 마틴 마르지엘라 전시, 롯데 뮤지엄, 2022.12.24~2023.03.26

 

 마틴 마르지엘라 전시, 롯데 뮤지엄, 2022.12.24~2023.03.26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