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오키프, 20세기 가장 유명한 미국 예술가 중 한 명이 되기까지...

Georgia O'Keeffe in 1950, Everett/Shutterstock

 
미국의 미술 애호가들은 남서부 풍경과 식물을 주제로 몽환적인 그림을 그려온 조지아 오키프를 아주 좋아한다. 그녀는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모더니스트 중 한 명으로 꼽히며, 미국 최대 규모의 박물관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고 뉴멕시코주 산타페에 그녀만을 위한 기관이 있을 정도로 명성을 누린다. 하지만 20세기 초에 이례적인 인지도를 얻을때까지, 그녀는 오랫동안 그 명성을 누리지 못했다. 그녀가 위스콘신의 한 농장에서 보낸 어린 시절부터 뉴멕시코를 처음 방문한 순간까지 오키프가 명성을 얻게 된 주요 순간을 추적해 본다.
 

오키프의 시작

1887년 프란시스 칼릭투스 오키프와 이다 오키프 사이에서 태어난 조지아 토토 오키프는 7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다. 위스콘신주 선프레리 근처의 낙농장에서 자랐으며 어릴 때부터 미술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1905년 고등학교를 졸업한 오키프는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에 입학하여 1년을 보낸 후 뉴욕의 미술 학생 연맹에 진학했다. 1908년 졸업과 동시에 '무제(구리 냄비를 든 죽은 토끼)'라는 작품으로 윌리엄 메리트 체이스 정물상을 수상하였다.
 

Georgia O'Keeffe in a portrait by Alfred Stieglitz from 1918, Everett/Shutterstock

 

어린 시절 예술가 아서 웨슬리 다우의 영향

예술가이자 예술 교육자인 아서 웨슬리 다우의 이론과 사상은 오키프의 경력 초기에 큰 영향을 미쳤다. 서정적인 풍경화와 식물에 대한 세밀한 연구로 유명한 다우는 사실주의의 중요성을 경시하고 정서적, 영적 표현을 중시하는 예술 작품을 선호했다. 색과 선이 무엇을 전달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그의 개념은 오키프의 작품에 많은 영감을 주었다.
 

미술 교사 경력

오키프는 학교 졸업 후 텍사스와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 교육자로 일했다. 그 기간 동안 오키프는 자신의 작품 작업을 계속했고, 1915년 추상 목탄 드로잉 [드로잉 XIII]를 완성했다. 조개껍질처럼 생긴 케이스 안에 네 개의 둥근 돌출부를 묘사한 이 작품은 현재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이후 오키프의 작품 전시회를 여러 차례 기획하고 나중에 오키프와 결혼한 사진작가 겸 딜러 알프레드 스티글리츠의 눈에 띄게 된다.
 

Georgia O'Keeffe and Alfred Stieglitz in 1936, Everett/Shutterstock

 

오키프의 명성을 굳히는데 도움을 준 스티글리츠

1916년 오키프의 목탄 드로잉은 뉴욕의 291 갤러리에서 열린 그룹 전시회에 출품되었고, 이듬해에는 첫 개인전을 열었다. 이 기간 동안 오키프는 향후 30년 동안 자주 여행하게 될 뉴멕시코를 처음으로 방문하기도 했다. 1918년 뉴욕으로 영구 이주한 오키프는 당시 거주자였던 스티글리츠가 사용하지 않던 이스트 59번가의 스튜디오 아파트에 거주하게 되고, 뉴욕에 머무는 동안 오키프는 뉴욕의 인상적인 고층 빌딩을 역동적이고 섬뜩하게 묘사하는 그림을 그렸다.
 
같은 해 스티글리츠는 1893년에 결혼한 첫 번째 부인 에밀린 오버마이어 스티글리츠를 떠나 오키프와 함께 살게 된다. 1921년 앤더슨 갤러리에서 열린 스티글리츠의 회고전에 오키프의 이미지가 등장하고, 2년 후 사진작가는 같은 전초기지에서 오키프의 작품 100점을 모아 전시회를 개최했다. 1924년 스티글리츠의 이혼으로 두 사람은 뉴저지 주 클리프사이드 파크에서 결혼했다.
 

Georgia O'Keeffe with one of her skull paintings in 1931, Everett/Shutterstock

 

1920년대 명성을 얻은 오키프

오키프는 1927년 브루클린 박물관에서 첫 회고전을 열었고, 2년 후 "살아있는 미국인 19인의 회화"라는 제목의 그룹전을 통해 현대미술관에서 처음으로 작품이 공개되었다. (이 전시회에는 찰스 드무스, 에드워드 호퍼, 팝 하트 등의 작품도 전시되었는데, 오키프는 이 전시회에 작품을 출품한 유일한 여성이었다. 1946년 그녀는 MoMA에서 주요 개인전을 개최한 최초의 여성이 되기도 했다.) 이 시기에 오키프는 뉴멕시코 북부의 타오스 마을을 처음 방문했으며, 작품의 내용도 추상적인 주제보다는 풍경과 꽃을 묘사하는 것을 선호하기 시작했다.
 

스티글리츠 사망 후 뉴멕시코로 영구 이주

1946년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에서 오키프의 회고전이 열리고 몇 년 후, 스티글리츠는 8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3년 후인 1949년 오키프는 뉴멕시코로 영구 이주하여 주 북부의 아비키우와 1934년부터 정기적으로 방문했던 아비키우 북쪽의 고스트 랜치에서 시간을 보냈다. 1950년대에 오키프는 페루, 일본, 이탈리아, 인도 등 그림에 등장하는 풍경이 있는 곳으로 해외여행을 시작했다.
 

Georgia O'Keeffe in her home at Ghost Ranch in 1968, Everett/Shutterstock

 

1950년대 중반, 쿠사마 야요이와의 서신교환

일본 예술가 쿠사마 야요이가 1957년 미국으로 이주하기 전, 그녀는 오키프에게 편지를 보냈다. 당시 젊은 예술가였던 쿠사마는 미국에서 자신의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기회와 조언을 구하고 있었다. 2016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쿠사마는 오키프가 자신의 첫 편지에 "매우 친절하고 관대하게 답장했다"라고 말하며, 그 편지가 "뉴욕으로 떠나는 데 필요한 용기를 주었다"라고 덧붙였다.
 

1970년대 오키프의 시력악화

1970년대 초 오키프의 시력은 더욱 악화되었고, 1972년 추상적이고 빛나는 수평선을 묘사한 마지막 유화 작품 '저 너머'를 도움 없이 그렸다. 이후에도 수채화, 드로잉, 조각 작품을 계속 제작하여 오키프는 1977년 제럴드 포드 대통령으로부터 자유의 메달을, 1985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으로부터 국가 예술 훈장을 받았다. 1984년 산타페로 이주한 오키프는 1986년 98세의 나이로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