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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메디치 家 찰스 사치 - 영국 현대미술의 투자와 성공 스토리

예술

by rooun 2020. 4. 10.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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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사치는 영국 현대 미술을 세계적인 반열에 올려 놓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다. 이라크계 유대인 출신으로 1980년대 이후 현대미술계 최대의 컬렉터이자 투자자이다.  골든 스미스 대학 출신의 작가들을 중심으로  [프리즈]란 전시를 기획하여 YBA(Young British Artists)를 세상에 알린 후원자이고 자신의 이름으로 운영하는 갤러리의 주인이기도 하다.

사치가 미술 컬렉터가 되기 이전에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광고 회사 [사치 앤 사치]를 경영하는 기업인이였다. 사치가 광고 업계에서 유명해지게 된 계기는, 1979년 마가렛 대처를 수상으로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노동당 비방 광고 때문이었다. 오랫동안 영국을 집권해온 노동당 정권의 실정이 파업과 실업의 원인이라는 파격적인 정치 비방 포스터를 제작했기 때문이었다.  한편 1997년 총선 당시 영국 보수당의 의뢰로 당시 노동당의 대표 주자인 토니 블레어의'새로운 노동당', '새로운 영국'의 총선 포스터를 빗대어 '새로운 노동당', '새로운 위험'으로 패러디한 문구의 포스터에 노동당 대표의 눈을 악마처럼 표현하여 센세이션을 일으키면서 다시한번 정치계 광고의 일인자로 대표되었다. 하지만 1979년과는 달리 보수당은 선거에서 패배하지만 사치의 광고는 단연코 화제와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영국 보수당의 의뢰로 만든 사치의 총선 포스터, 1997

 

 

 

사치가 광고계를 떠나 미술계의 영향력있는 컬렉터가 된 계기는 미술사를 전공한 첫번째 아내인 도리스 사치(Doris Saatchi)의 역할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는 그녀의 영향으로 뉴욕 갤러리를 자주 접하게 되었고, 당시 뉴욕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미니멀리즘과 팝 아트 계열의 작품들의 수집을 시작으로 점차 유럽의 그림들도 사들이게 된다. 그의  소장품들이 점점 늘어나자 그는 자신의 이름을 건 사치 갤러리(Saatchi Gallery) 를 오픈하게 된다. 그러한 사치의 갤러리는 비록개인 소장품들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공공 기관의 미술관 컬렉션을 능가하는 높은 수준의 전시를 성공 시키면서 영국 미술계의 중심에 선다. 그가 1980년대에 개최한 '뉴욕미술의 지금' [New York Art Now] 전시를 통해 미국 작가들을 영국에 소개함으로서 영국 젊은이들에게 많은 예술적 영감을 주는 계기를 마련한다. 사치는 뉴욕의 작가들의 컬렉션을 시작으로 화랑계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 하는 인물이 되었고 그후 그의 관심은 미국과 유럽의 작가들 뿐만 아니라 영국의 젊은 작가들에게도 관심을 가지게 되어YBA(Young British Artists)로 대변되는 작가들을 집중 육성하여, 영국 현대 미술이 세계 주류 미술시장으로 진입하는데 성공적인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찰스 사치(1943~)

 

이후 '사치'의 갤러리에 작품을 전시하면 작품의 가격이 상승하였고 유명 상업화랑 및 미술관 초대전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사치'의 컬렉션에 포함된 작가들은 그에게 영향을 받는데, 그는 단순한 후원뿐만 아니라 작가가 작품의 전시 기획 자체를 스스로 리드할 수 있도록 하여 작가의 예술성을 최대한 끌어내는데  강점을 발휘한다. 그는 순수하게 작품의 본질적 미학에 가치를 두어 작품을 선별하는 것이 아니라, 가쉽성이 있고 상업적으로 성공할 자질을 갖춘 작품들을 선별하여 작가들을 지원하였다. 이는 작가들이 자기들만의 고유성을 잃어버린채 사치의 취향에 종속되어 작품을 제작한다는 이유로 일부 사람들의 비난을 받기도 한다. 모순적으로, '사치'에게 선택을 받으려고 노력하는 작가들이 생겨나고 '사치'의 성향에 따라 작가들의 가치가 결정되기도 했다. 이러한 부정적인 면에도 불구하고 사업적으로 수완이 뛰어났던 '사치'는, 자신이 컬렉팅한 작품들에 이슈를 만들어 끊임없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함으로서 금전적 가치를 높이는 방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사치 갤러리, 영국 런던

 

 

 

사치 갤러리, 영국 런던

 

 

유명 작가로 살아 남으려면 작품의 예술적 가치만이 아니라, 시장의 변덕스러운 트렌드를 읽고 미술시장에서 그에 걸맞는 작품의 가치를 부여해줄 컬렉터나 비평가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사치는 증명하였다.  현대 미술 시장에서 컬렉터가 작가의 성공을 가르는 중요한 요소중의 하나로 부각되는데 사치가 큰 역할을 한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예술가가 이런식으로 결정되는 비정한 미술시장의 현실까지도 견뎌야 한다는 것은 부정적인 측면이지만, 사치와 같은 투자자의 영민하고 과감한 투자가 세계 미술계의 지형을 바꾼 YBA를 성장시켰다는 점에서 사치는 순수한 예술의 후원자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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